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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정치인들에게 놓쳐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소위 ‘차례상 민심’이 요동치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은 때를 놓칠세라 서울역이나 강남고속터미널에 가서 띠를 두르고 절을 한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어떤 내용의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를 두고 몇날 며칠을 고민한다.
이런 상황은 최근 심각한 지지율 하락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경우에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고, 꺼져가는 국정 동력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정답은 있다. 필사즉생.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내려놓고 국민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 문제는 아마도 이 정답은 이 대통령이 선택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 있다.
그렇다면 다음은 차선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비록 정답은 아니지만, 이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정책 과제를 찾아보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경제 문제 가운데 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복잡하게 꼬인 부동산 문제는 이미 이 대통령 손을 떠났다. 이제는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고, 급기야 나중에는 명시적인 항복 선언을 해야 할 정도로 몰릴 수도 있다.
주식시장 역시 구원의 손길이 되기 어렵다.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고 했지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사실상 주가조작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이것을 성급하게 도입한 정권이 패가망신하는 것은 어쩌면 사필귀정에 가깝다.
외부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호르무즈해협의 긴장이 하루아침에 완화될 것도 아니고, 미국의 통상 압박이 봄날에 눈 녹듯이 사라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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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교육 지원 체계 대국민 접근성 높여야
무엇보다 문제는 얽히고설킨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겸비한 인재를 이 대통령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다. 정권 초기 이 대통령이 내세운 에이스가 김용범 정책실장이었다. 김 실장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금, 이 대통령의 협소한 인재풀에서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 정답은 알지만 선택할 수 없고, 차선책 중 경제 현안은 건드릴 수 없다면 남은 선택지는 소위 ‘사회’ 분야밖에 없다. 사회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수요가 높은 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공급이 이에 못 미치는 부분을 찾아서 그 간극을 메꿔주는 정책은 대통령의 정책적 관심만 있으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정책의 난이도도 경제 분야에 비해 특별히 더 높지 않다. 그래서 해볼 만하다.
그런 분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영유아 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원 체계를 재。검하고 대국민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취학 전 아동에 대한 교육과 돌봄 서비스 제공은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양질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학부모들의 갈증은 아직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국공립 서비스 공급을 늘리고, 사립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지원과 통제 수준을 재。검해볼 필요가 있다. 관료의 책상머리 대안에만 의존하지 말고, 교육 현장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해야 한다.
두 번째, 치안 상황을 .검해 일상생활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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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거리가 안전한 한국’의 이미지는 이미 상당히 퇴색했다. 이제는 여성이 혼자서 밤거리를 다니는 것은 대단히 무모한 행동이 돼버렸다. 데이트 폭력이나 묻지마 살인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학생과 젊은 층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마약 소비도 통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치안 분야는 현재 국민의 불신 대상이 되고 있는 경찰을 동원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경찰개혁과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 경찰개혁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국민의 불안도 잠재우고, 혼탁해진 치안 상태도 회복할 수 있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얻을 수도 있다.
세 번째, 유통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매.매석, 담합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적기에 적발하고, 형사상 처벌과 민사상 구제의 유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 개편과 인력 및 예산 보강 등 실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최근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 및 법원이 한화 사건에서 공정위의 현장 수사 관행에 제동을 건 。 등은 향후 공정위 수사권의 적법성과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어색한 동거를 하고 있는 공정위와 검찰 간 조사/수사의 우선순위와 상충하는 리니언시 제도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억울할 때, 신속하게 해결해줄 조직 필요
네 번째, 일상적으로 유출 및 오남용되고 있는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 수준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거래 목적으로 일상적으로 수집되고 있는 개인정보는 적절히 관리되지 않고 수집자에 의해 오남용되거나 해킹 등 외부 유출 가능성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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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공지능이 해킹에 동원되고 있어 현재 수준의 보안이 물먹은 창호지처럼 맥없이 뚫릴 날도 머잖았다. 따라서 업계의 이해관계에서 독립된 시각에서 제도를 전체적으로 。검하고 보호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금융위원회로 이원화된 규율 체계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해 통일적인 규율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유효한 조직이 필요하다. 물론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가 있고, 각 부처에도 대국민 민원 부서가 있다. 그러나 국민신문고가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그저 쏟아지는 민원을 분류해서 담당 부처로 이관하는 간이역에 불과하지 않은가? 각 부처의 대국민 민원 부서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문제 외에 민원의 상대방이 해당 부처를 먹여 살리는 ‘사실상의 고객’이라는 본원적 문제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민원은 성과 없이 끝난다. 법원의 문을 두드리려고 해도 시간과 돈이라는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물론 모든 민원을 국민권익위원회가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민원을 관계 부처로 이첩한 후 해당 부처가 그 민원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사후 보고를 받고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처리를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자원은 갖추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정책은 ‘주가지수 5000’만큼 화려하지 않아도 그것 자체가 ‘국정 현안’이고 ‘민생’ 과제다. 실용을 핵심 브랜드로 내세우는 이 대통령의 스타일과도 부합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하루빨리 개헌과 검찰개혁이라는 성층권에서 내려와 국민 생활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전성인 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서 업계의 이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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