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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DB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의 한 시장 과일가게에서 ‘누군가 과일 한 박스를 훔쳐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인근 CCTV에는 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운반용 받침대에 놓여 있던 과일 박스를 쓱 가져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게 사장은 용의자가 고령층으로 보인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한 박스로 문제 삼고 싶지 않다”며 신고를 취하했다.
지난 1월 부산 남구에서는 80대 노인이 매장 종업원들 몰래 4160원짜리 초콜릿 1개를 훔친 사건이 있었다. 사법정보공개포털 판결문에 따르면 이 노인은 과거 비슷한 범죄로 한 차례 선고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재판부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서 저지른 생계형 범죄로 보이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1심에서 벌금 7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고령층 절도 피의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매장판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절도범죄 피의자 가운데 61세 이상은 34.9%(3만3614명)로 3명 중 1명꼴이었다. 이 비중은 2021년 29.1%에서 꾸준히 높아졌다. 통상적 노인의 기준인 65세 이상 절도 피의자도 지난해 2만6521명으로 2021년(1만8339명)보다 44.6% 늘었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경제적 이익 추구’가 지난해 1만110건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피해가 경미해 정식 사건으로 접수되지 않고 종결되는 사례까지 감안하면 실제 노인 절도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종로 등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는 소액 절도나 무전취식이 빈번하다”며 “노인 소행이라는 사실을 안 피해자들이 정식 사건으로 접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의 ‘생계형 절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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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의 절도는 빈곤의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소득이 부족한 데다 가족이나 지역사회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일상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조차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위소득 50% 이하 빈곤층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5.4%에서 2024년 47.6%로 커졌다.
치매 등 인지장애로 인한 절도 사례도 있다. 지난해 6월 한 90대 노인은 서울 강남구의 지하철역 승강장 내 의자에 놓여 있던 휴대전화와 교통카드, 현금을 가져간 혐의(。유이탈물횡령)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치매 병력이 범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1심에서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도권이 발굴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어려움이 범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며 “복지제도가 신청주의에서 ‘발굴주의’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문에 따르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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