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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드 압델 마지드 (Joud Abdel Majeid) 블랙록 글로벌 파트너스 오피스 공동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더 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이윤형 기자]
한국 자본시장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몸집을 키운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주요 인사들이 '코리아 프리미엄' 정착을 위한 다음 단계로 주주 보호와 시장 접근성, 거래 인프라 개선을 일제히 주문했다.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글로벌 자금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시장 구조를 갖춰야 한국 증시의 재평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도 24시간 주식 거래 체계와 T+1 결제 전환, 기업가치 제고,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단기 상승장을 넘어 글로벌 주요 자본시장으로 자리 잡느냐를 가를 승부처가 '신뢰의 제도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는 일본 금융청(FSA),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골드만삭스,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투자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꼽은 '다음 과제'는 신뢰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의 메시지는 한 곳으로 모였다. 한국 증시가 최근 빠르게 재평가되고 있지만 '코리아 프리미엄'을 고착화하려면 투자자가 장기간 신뢰할 수 있는 제도와 시장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케빈 스니더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현실이 기대를 앞질렀다"며 한국 증시의 급격한 변화를 평가했다. 그는 한국 자본시장이 추가 도약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시장 접근성 확대'와 '운영 회복탄력성 강화'를 꼽았다.
스니더 대표는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개혁, 결제 인프라 개선 등을 언급하면서 "시장 접근성과 주식·외환시장 개혁을 종합적으로 추진한다면 한국 자본시장의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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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1 결제 전환에 대해서도 글로벌 시장의 경험을 토대로 정책과 실무 시스템을 충분히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랙록의 주드 압델 마지드 글로벌 파트너스 오피스 공동대표는 '신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자본시장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한 사람이 열심히 벌어들인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문제"라며 "10년, 20년, 30년 동안 돈을 투자했을 때 이 시스템이 나를 위해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에는 선택지가 있다"며 "시장은 경제 펀더멘털뿐 아니라 제도의 질, 지배구조, 시장 인프라, 투자자 보호를 놓고도 경쟁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과 상법 개정도 이런 맥락에서 평가했다. 그는 75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자본 효율성과 주주 소통,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기업이 자신의 의사결정 방식을 분명하게 설명할 때 투자자도 더 나은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청도 한국의 개혁 방향에 힘을 실었다. 이토 유타카 일본 금융청장은 "한국이 자본시장의 매력과 투명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야심찬 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자본시장 개혁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시장 인프라 및 외환시장 개혁을 주요 변화로 꼽았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인구구조 변화와 투자 중심의 지속 성장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며 "양국이 서로의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와 일본의 'Japan Weeks'가 양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를 연결하는 대표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장폴 세르베 IOSCO 의장은 한국의 개혁을 글로벌 규제 변화의 맥락에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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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업지배구조와 투자자 보호 강화, 결제·거래 인프라 개선,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 등을 언급하며 "금융시장이 깊이 연결된 만큼 글로벌 기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마다 완전히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기보다 국제적으로 비교 가능한 규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규제당국과 시장 참가자 간 지속적인 대화 역시 필수 요소로 꼽았다.
글로벌 투자자 켄 피셔도 제도 변화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상법 개정과 영문 공시 확대, 거래시간 확대, T+1 결제 전환 등을 거론하며 "이 모든 것은 진화의 과정이지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영문 공시 확대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접근할 때 마주해 온 정보 장벽을 낮추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정부·거래소 "지금부터가 시작"…시장 체질 바꾼다
정부와 국회, 한국거래소 역시 최근 증시 상승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데 방.을 찍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앞으로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 온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흔들림 없이 안착시켜 나가면서 안정성 강화 등 시장의 내실도 함께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 차례 상법 개정과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기업들의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 등이 최근 한국 증시 재평가의 기반이 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와 글로벌 금리, AI 반도체 업황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울 요인도 적지 않은 만큼 상승 자체보다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에 정책 초。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를 "대한민국 자본시장 전체를 세계에 알리는 국가대표 자본시장 IR"이라고 규정했다. 앞으로 행사를 정례화해 정책 방향을 글로벌 투자자에게 설명하고 시장 의견을 다시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소통 창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거래소는 거래 인프라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의 국경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자본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며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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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이달 도입한 정규장 이후 애프터마켓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고, 아시아 주요 거래소와 연계해 주식 결제 주기를 T+1으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존중 문화 정착, 엄격한 시장 관리에도 힘을 싣는다.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에 대응해서는 토큰증권(STO) 플랫폼 구축과 AI를 활용한 시장 감시 고도화도 추진한다.
국회도 제도 개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장의 외형적 성장과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의무공개매수제도와 저PBR 기업의 가치 제고 등 자본시장법 개정,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도 "글로벌 투자자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표 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 개선을 꼼꼼히 살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장 안팎에선 이번 행사를 계기로 '코리아 프리미엄'의 평가 기준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한국 증시의 저평가 원인으로 낮은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문제가 주로 지목됐다면 이제는 외환시장 접근성부터 거래시간, 결제주기, 영문 공시, 디지털 인프라까지 글로벌 투자자가 실제 자금을 운용하는 전 과정이 시장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부상했다.
증시 상승으로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은 달라졌다. 이제 관건은 높아진 관심을 단기 자금 유입에 그치지 않고 장기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 인사들이 제시한 해법도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제도와 인프라를 일관되게 구축해야 한다는 데 모였다.
정부가 내건 '코리아 프리미엄'이 일시적인 증시 랠리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인 재평가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개혁 속도와 실행력에 달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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