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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한적십자사에 재직할 때 우리나라 ‘대선제분’이 만든 밀가루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검수 작업을 하는 모습. 추석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고향을 생각한다. 부모 형제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씩 막히는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향집에 도착해 가족과 밥 한 끼를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평범한 시간이 명절의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내게 고향은 마음먹는다고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나의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고향이라는 두 글자는 지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그리움은 깊어진다. 분단은 지도 위에 선을 그었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둘로 나누지는 못했다. 나는 오랫동안 대한적십자사에서 근무했다. 그곳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수해 구호물품 지원 등 남북 인도주의 교류의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직접 참여했다. 대북 수해 구호물품을 지원할 때는 물품을 직접 구매하는 일부터 선적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챙겼다. 인도단장을 맡아 남포와 해주 등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나는 물품 하나, 가격 하나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같은 비용이라도 조금 더 싼 가격에 구입하면 물품 하나를 더 마련할 수 있고, 그러면 어려움을 겪는 사람 한 명에게라도 더 나누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보다 더 눈여겨보았고 더 열정을 쏟았다. 그때는 그것을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보니 그 열정의 밑바탕에는 이산가족으로 살아온 내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사이트 바다이야기게임 북녘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소식이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았다.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곳이 북이기 전에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것은 어떤 정치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이산의 아픔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온정이었다. 돌이켜보면 적십자 현장에서 내가 눈여겨본 것은 남과 북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이산가족 상봉 현장은 더욱 그러했다. 수십 년 동안 헤어져 살아온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부둥켜안는 모습을 지켜봤다. 기억 속 젊었던 얼굴은 백발의 노인이 되어 있었다. 형제는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부모와 자식은 떨리는 손을 좀처럼 놓지 못했다. 어렵게 만났지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다시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면 언제 또 만날지 알 수 없어 울음은 더욱 커졌다. 그 순간에는 남도 북도 없었다. 이념도 체제도 없었다. 그저 너무 늦게 다시 만난 가족만 있었다. 나 역시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이다. 적십자사에서 일할 당시에는 직원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았다는 오해를 살까 이산가족 상봉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산가족 문제는 내게 단순한 남북 문제가 아니다. 나와 내 가족의 삶에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31일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4843명이다. 이 가운데 생존자는 3만2948명이고, 10만1895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지난 8월 한 달 사이에만 생존자가 199명 줄었다 소셜그래프게임추천 . 생존자의 66.6%가 80세 이상이고 90세 이상도 1만1007명에 이른다. 이 숫자를 바라보면 마음이 급해진다. 정치는 기다릴 수 있고 협상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대규모 상봉이 당장 어렵다면 생사 확인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직접 만날 수 없다면 편지를 주고받게 하고, 전화나 화상으로 목소리를 듣고 얼굴이라도 볼 수 있게 했으면 한다. 부모가 자식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 형제가 형제를 그리워하는 마음에는 남과 북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추석이 오면 나는 다시 고향을 생각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회령을 불러본다. 갈 수 없기에 더욱 그립고, 볼 수 없기에 더욱 선명한 곳이다. 내가 적십자 현장에서 북녘의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눈여겨보고, 구호물품 하나라도 더 보내려고 애썼던 것도 어쩌면 그 그리움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고향을 향한 마음이 결국 사람을 향한 마음으로 이어졌다고 나는 믿는다. 올 추석에는 남과 북 사이에 작은 문 하나라도 열렸으면 한다. 그 문으로 편지 한 장이 오가고, 그리운 사람의 생사를 확인하고, 화면으로라도 얼굴을 보며 “살아 있었구나”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마음속으로만 불러보던 그 이름을 고향 땅에서 다시 한 번 불러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회령아, 그립다. 전원균(전 대한적십자사동우회장·시인) ‘그립습니다 · 사랑합니다 · 자랑합니다 · 고맙습니다 · 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 이메일 : △ 전화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sans-s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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