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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응급의료센터 안으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줄이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병원의 치료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환자 수용 의무부터 강화하면 현장 부담과 치료 지연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중증응급환자의 이송병원이 신속히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계는 이송체계 개선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치료 여건을 확인하는 절차와 인력 지원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송 전 의료기관의 수용능력 확인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지 않고 지역별 이송지침에 맡긴 데 우려를 나타냈다. 지역마다 다르고 수시로 바뀌는 지침만으로는 확인 절차가 일관되게 작동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중증응급환자의 수용 여부는 수술·시술 가능 여부와 전문인력, 배후진료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이러한 여건은 시시각각 달라진다”며 “의료기관과 직접 소통하고 의료진의 판단을 바탕으로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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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수용병원 지정 권한이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모두 부여된 데 따른 책임 문제도 제기됐다. 두 기관의 판단이 다르거나 지정된 병원에서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기 어려울 경우 이를 조정하고 후속 대응을 책임질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대변인은 “법안 통과가 곧 제도 개선의 완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시행에 필요한 세부 기준과 인력, 재정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아 현장이 혼선을 감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도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환자 수용 의무가 실제 치료 능력을 앞서고 현장의 부담을 덜어줄 장치도 충분하지 않다”며 개정안 통과에 유감을 표했다.
의대협은 배후진료 인력이 부족하거나 전원할 대형병원이 먼 지역 응급실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고 봤다. 전문인력과 시설이 없는 병원에 환자를 이송하면 재전원 과정에서 최종치료가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연우 의대협 회장은 “환자를 받아야 할 의무를 부과하려면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거나 신속하게 다른 기관으로 연결할 수 있는 수단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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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에 대한 형사책임 감면 규정도 쟁。이다. 개정안은 응급의료 과정에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 형사처벌을 임의적으로 감경·면제하던 규정을 의무적 감면으로 바꿨다. 이송 지연으로 지정된 우선수용병원에서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한 응급의료종사자에게는 형사책임을 의무적으로 면제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손 회장은 “수용 여부나 의료진의 책임을 판단할 때 정보시스템에 입력된 내용뿐 아니라 당시 의료기관의 실제 인력·시설 상황과 의료진의 합리적인 의학적 판단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는 이송·수용체계 개편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의료진의 형사책임 특례 확대에 상응하는 피해 환자 보상책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의료진 보호는 법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피해 환자 보호에는 공백을 남기는 입법은 균형 잡힌 응급의료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응급의료기금을 활용한 공적 보상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수용 거부의 정당성도 추상적인 인력·병상 부족이 아니라 당시 환자 상태와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 역량을 토대로 판단하고 사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후속 논의에서는 응급의료행위에 대한 형사특례와 피해 환자·유족의 공적 보상,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 거부·기피에 대한 검증체계를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동일한 기준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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